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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사이트

마케팅 그 찬란함에 대하여

by 마케팅 바다를 유영하는 마케팅고래 2020.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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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마케팅이라는 꿈을 향해서 온통 내 열과 성을 집중해왔다.

어떤 일인지 궁금해했고 어떤 일을 하는지, 그 일들을 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잘해야할지, 무엇을 공부할지.

하지만 실제로 마케팅이라는 것은 정말 형태를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디에서는 마케팅으로 영업을 했고, 어디에서는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을 하였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해온 일들은 내 마케팅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었다. 도저히 그건 마케팅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요즘 내가 하는 일이라는 것은 늘 내가 생각해온 마케팅에 가까웠다.

짜치는 일들은 모두 대행을 주기에 나는 그 일들을 모두 하지 않고, 차라리 그 일들을 백(Back)에서 지원해주는 그래서 원활히 운영되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게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이 아니고, 상식선의 일이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나는 또 다시 도돌이표로 첫 음표에 돌아와있다.

이런 일들의 반복으로 심지어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다.

내가 준비해온 내 역량이 무슨 소용인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지식들이 무슨 소용인가.

사실 내가 할 것은 타부서에 매번 업무를 협조하는 일이고, 전화로 매끄럽게 응대하는 일이고.

다른 팀원들에게 내 의견을, 내 상사에게 내 의견을 매끄럽게 전달하는 일이다.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만들고, 근거자료의 근거자료를 찾는 일.

 

마케팅은 내게 그동안 너무도 찬란했던 일이었다.

반짝 반짝 빛나고 싶다던 18세 소녀는 찬란한 것들을 쫓아왔다.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빛나는 직업을 내 소유로 하기 위해서 되는대로 먹어치웠다.

 

어떤 특별한 답이 없는 답지에 되는대로 답을 채우고 나니, 그건 어떤 답도 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답이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의미없다고 했다.

 

그렇게 찬란한 일에 가까이 다가설 수록 빛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는 뜨거운 느낌, 얼얼한 느낌,

내가 온통 타버린 것 같은 느낌. 어쩌면 허무한 느낌. 어쩌면 끝이 없는 먼 빛들이 반복되는 느낌이다.

 

가까이 갈수록 선명해지지 않는건 확실하다.

 

내가 가진 것들이 의미있거나 무의미하거나 그것들이 온통 의미있거나 무의미한 '사람'들을 통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나는 매번 그 유의미하거나 무의미한 일들을 스스로 유의미하다고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설득해야한다.

그 작업들이 가장 고되다.

 

선명해지지 않는 답에 대해서 끝없이 내가 맞다고만 하는게 웃기기도 하다.

언제적에는 내가 맞는 답을 계속해서 피력하는것이 즐겁고 설득해가는 것이 성취감을 느끼게 할 때가 있었는데.

누군가들이 또 겸손해야한다는 그 정답에 맞춰 누군가의 무의미함에도 정답을 느끼기 시작한 후로

너무나 혼란스럽고 선명하지 않는 답지들에서 내 답은 저 끄트머리에 두고 너의 답들만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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